
50대 한국인들이 살면서 건강과 관련해 가장 후회하는 일은 무엇일까. 최근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가 지난해 50세 이상 자사 고객 98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치아관리를 잘하지 못한 것(12.3%)’이란 대답이 1위였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튼튼한 치아는 건강과 직결된다. 특히 중장년층의 영양 상태는 저작력과 비례하며 이는 치매와도 관련이 있다. 잘 씹으면 소화기능을 도울 뿐만 아니라 두뇌 활동이 활발해져 뇌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40세 이상 성인의 약 80%는 잇몸질환을 앓고 있어 씹는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기네스북에 가장 흔한 만성질환으로도 올라 있는 잇몸질환, 즉 치주질환은 30대부터 나타나 특히 40~50대에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따르면 2012년 인구 10만명당 치주질환 환자 증가율은 30대(12.6%)가 가장 높았고 이어 40대(9%)와 50대(7.1%)가 2·3위를 차지했다. ‘2013년 진료비 통계지표’(심평원) 분석결과에서도 65세 이상의 외래 진료는 ‘치은염과 치주질환’이 고혈압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오래오래 씹고 뜯고 맛보려면…‘치주질환’ 예방 필수
‘이 사이로 바람이 숭숭 분다’고 해서 ‘풍치(風齒)’라고도 불리는 치주질환은 구강 내 세균으로 인해 치아를 둘러싼 잇몸이나 잇몸 뼈가 만성 염증으로 손상되는 증상이다. 주요 원인은 치태(플라크)와 치석이다. 치아에 들러붙은 침이나 음식물에 입안 세균이 엉겨 붙으면 독소를 내뿜는 치태가 되고, 치태가 오래돼 딱딱하게 굳으면 치석이 된다.
치석은 잇몸과 치아 사이의 틈인 치주낭을 만든다. 이때 구강 내 세균이 치주낭을 통해 잇몸에 침투하면서 염증이 생긴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잇몸과 치아 사이는 더욱 벌어지고, 치석이 점차 치아 뿌리 쪽으로 내려가 치조골까지 망가뜨리면 치아가 흔들리다가 결국 빠지게 된다.
치주질환은 진행 정도에 따 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뉘는데, 잇몸에만 염증이 진행되면 치은염이다. 이때는 스케일링을 통해 잇몸에 쌓인 치석을 제거하고 양치질만 잘하면 비교적 회복이 빠르다. 반면 염증이 번져 잇몸과 잇몸 뼈까지 진행됐다면 치주염에 해당된다.
염증이 심하기 때문에 고름이 나오고, 심할 경우 이가 흔들리다가 저절로 빠지기도 한다. 이미 골격구조 자체에 변화가 생기고 잇몸이 내려앉은 경우가 많아서 100% 완치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주질환은 통증이 심하지 않고 참을 수 있을 정도의 불편감만 있는 경우가 많아 지나치기 쉽다. 일단 양치질을 할 때 피가 나거나 잇몸에서 냄새가 난다면, 치주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잇몸이 붓고 색깔이 붉어지거나 이 사이가 벌어지고 흔들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대개 잇몸병이 악화되는 건, 잇몸이 자주 붓고 피가 나는데도 적절한 치료나 관리를 하지 않아서다. 치주질환을 방치할 경우 구강 내 세균이 혈관 흐름을 통해 침투, 전신질환으로까지 번질 수 있어 무엇보다 예방과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평생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예방법은 치주질환의 원인이 되는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바른 칫솔질과 주기적인 스케일링이 권장된다.
최용석 네모치과병원 대표원장은 “치주질환은 아무리 완벽하게 치료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잇몸 뼈가 다시 자라거나 원래 상태로 돌아오기 쉽지 않다”며 “올바른 칫솔질과 구강관리를 통해 사전에 잇몸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칫솔질은 ‘3·3·3 원칙’(하루 3회씩·식후 3분 안에·3분 동안)을 지켜 치아의 바깥 면·안쪽 면·씹는 면 등 순서를 정해 체계적으로 닦 는다. 대한치과의사협회가 권장하는 올바른 양치습관은 다음과 같다.
칫솔질을 할 때는 치아뿐 아니라 잇몸도 같이 닦아 잇몸 마사지 효과를 얻는 동시에 잇몸에 남아있는 치태까지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칫솔을 45도 각도로 기울여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회전시키며 닦는다.
치아 사이도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이용해 꼼꼼히 닦는다. 이미 치주질환이 진행돼 치아 사이의 틈이 큰 경우에는 칫솔질만으로 완전히 음식물 및 치태 제거를 할 수 없으므로 치간 칫솔을 같이 사용해줘야 한다. 칫솔질이 다 끝난 후에는 혀 클리너로 혀를 깨끗이 닦아 구취를 유발할 수 있는 잔여물을 제거한다. 스케일링은 치주질환이 없다면 예방을 위해 1년에 1~2회 정도, 치주질환이 진행된 정도에 따라 3~6개월 간격으로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게 꼭 맞는 임플 란트 시술법 3가지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옛말이 있다. 그러나 치아를 잃었다는 건, 이미 잇몸이 건강하지 않다는 의미다. 특히 40~50대의 경우 주로 ‘잇몸병’이라고 불리는 치주질환에 의해 치아를 잃는다. 빠진 이를 계속 방치한 채 음식물을 씹으면 주변에 남아있는 치아가 빈 공간으로 쏠려 치아 배열에 변화를 가져온다. 안면근육 유지에도 문제가 생긴다. 또 턱 관절이 손상돼 얼굴의 좌우 균형을 무너뜨리고 두통과 근육통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가 빠졌을 땐 조속히 치료해 주는 것이 남은 치아와 전신 건강을 위해 좋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틀니와 임플란트가 있다. 틀니에 비해 씹는 기능이 좋은 임플란트. 기능적·심미적으로 자연치아와 가장 유사한 효과를 내는 인공치아로 알려지면서 요즘 국내에선 한해 50만 건에 달할 정도로 대중화된 치과 시술로 통한다.
하지만 다양한 임플란트 시술법 가운데 어떤 임플란트를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중장년층이라면 임플란트 시술 후 부작용 위험이 높기 때문에 임플란트 선택단계부터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임플란트는 치아와 치주조직·치조골 상태·치아 배열과 교합 상태·상실된 치아 개수와 위치 등에 따라 시술법이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치아와 건강상태에 맞춰 임플란트 시술법을 올바르게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①치아 상실한 지 오래됐다면… ‘틀니 임플란트’치아를 상실했을 때 가장 먼저 하게 되는 고민이 임플란트와 틀니 중 어떤 치료를 선택해야 하느냐다. 끼웠다 뺐다 할 수 있는 틀니는 임플란트에 비해 저렴하고 시술 부담이 없지만, 빠지거나 흔들리기 쉽다. 씹는 힘도 자연 치아의 10~20%에 불과하다.
임플란트란 치아가 상실된 잇몸 뼈에 뿌리 역할을 하는 인공치근을 심고 그 위에 치아 기능을 하는 보형물을 장착하는 시술법. 흔들림이 없고 씹는 힘 역시 자연치아의 70∼80%일 만큼 저작력이 좋다.
일반적으로 치주질환 치료시기를 놓쳐 발치했거나 노화로 인해 치아를 상실한 지 오래됐다면 틀니 임플란트를, 최근에 발치한 경우는 고정성 임플란트를 많이 한다. 틀니 임플란트는 위·아래턱에 2~4개 정도의 임플란트를 식립하고 그 위에 틀니를 만들어 부착하는 시술이다.
잇몸 뼈에 심은 임플란트로 인해 틀니가 고정되기 때문에 일반 틀니보다 접착력이 높고 씹는 힘도 더 강하다. 음식물을 씹을 때 틀니가 움직이거나 떨어질 염려가 없다는 게 장점. 기존 틀니 장기사용으로 인해 잇몸 통증·구취 및 구내염·얼굴 변화 등 불편을 겪거나 전체 임플란트가 어려운 경우에 적합한 치료다.
②잇몸 뼈에 염증이 없다면… ‘즉시 식립 임플란트’
